미발표 신작

나의 재정은 적자인가, 흑자인가?

野塔 방우달 시인 2022. 10. 2. 22:23

나의 재정은 적자인가, 흑자인가?/방우달(처세시인)

 

24시간 콩나물국밥집은 

홀로 한 끼 먹고 홀로 술 한 잔 마시기엔

안성맞춤이다.

 

안성맞춤인 이유는

주인 눈치 주위의 남들 눈치볼 것 없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메뉴도 입맛대로 다양하다.

 

초가을 어느 토요일 오후

홀로 돈까스 하나 소주 한 병 시켜서

게으른 아점으로 먹고 마신다.

 

저 쪽에 나보다 먼저 오신 80대 후반

홀로 백발 할머니 뼈다귀해장국 드신다.

밥도 반 그릇 해장국도 반 그릇 드시고

뭔가 1인분 포장해서 유모차에 싣고

서서히 퇴장하신다.

 

저 연세에 저 건강에 저 재력에 저 용기를 보고

나는 돈까스 한 점에 소주 한 잔 들며 감탄한다.

 

포장한 음식은 저녁에 홀로 드실 것인지

집에 계신 배우자 몫인지는 묻지 못했다.

 

무조건 장수엔 관심이 별로지만

건강 장수엔 욕심이 생기는데

저 할머니처럼 건강과 재력이 뒷받침될까?  

 

70대 초반에 서서 미래의 영상을 돌려보면서

나도 돈까스 하나와 소주 한 병을 말끔히 비웠다.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초가을 어느 토요일 하루가 맑고 푸르며

희망사항과 행복이 가득하다.

 

12,000원에 배불리 먹고 마시고

작품 하나 건졌다.

나의 재정은 적자인가, 흑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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