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느림의 미학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8. 9. 08:00

느림의 미학

느림은 아름답다.
늦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느림은 늦은 것이 아니다.
느림과 늦은 것은 다르다.
느림은 빠른 것이다.
진정한 느림은
빠른 것 중에서 느린 것이다.
부지런한 사람만이
느림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느림은 여유다.
느림은 관조다.
느림은 배려다.
느림은 관용이다.
느림은 낭만이다.
빠르기 때문에 가능하고
빠르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것들이다.

- 방우달의 《내겐 봄이 오지 않아도 좋다》 중에서 -

가진 사람이 베풀면 더 보기 좋다.
없는 사람이 베풀면 아름답기는 하나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늦은 사람이 느리면 속이 탄다. 보기가 흉하다.
느림의 미학이란 앞서가는 사람들의 이유있는 아름다움이다.
남보다 빠르지 않고서는 느림을 즐길 수 없다.
하지만 앞서가면서 빠르면서 더 욕심을 내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 추하다. 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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