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삼악산
방우달(시인)
하얀 소복으로 단장한 삼악산
등선봉 청운봉 용화봉
차례대로 세 봉우리 흰 살결
따뜻한 호흡으로 문지르며 만나다
선녀가 하늘 오른 등선봉에서
숨겨 놓은 하얀 날개 찾아내어
생시인 듯 양 어깨 달고
구멍 난 하늘 한 바퀴 돌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푸른 구름 한 조각 머뭇거리는 청운봉에서
놓아버린 꿈을 다시 만지작거리며
넋 놓고 용화봉을 바라보다
삼악산의 주봉 용화봉에서
아직도 용이 되려다 의암호에 누워 뒹구는
붕어 섬을 가슴에 품은
의암호 풍경에 눈길 뺏기다
분지 안의 춘천 산속의 춘천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평화로운 잠 실컷 자고
달콤한 꿈 다 꾸어도 새벽 세 시
아, 길고 긴 겨울밤 모질기는 모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