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겨울 삼악산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1. 2. 08:00

겨울 삼악산

 

방우달(시인)

 

하얀 소복으로 단장한 삼악산

등선봉 청운봉 용화봉

차례대로 세 봉우리 흰 살결

따뜻한 호흡으로 문지르며 만나다

 

선녀가 하늘 오른 등선봉에서

숨겨 놓은 하얀 날개 찾아내어

생시인 듯 양 어깨 달고

구멍 난 하늘 한 바퀴 돌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푸른 구름 한 조각 머뭇거리는 청운봉에서

놓아버린 꿈을 다시 만지작거리며

넋 놓고 용화봉을 바라보다

 

삼악산의 주봉 용화봉에서

아직도 용이 되려다 의암호에 누워 뒹구는

붕어 섬을 가슴에 품은

의암호 풍경에 눈길 뺏기다

 

분지 안의 춘천 산속의 춘천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평화로운 잠 실컷 자고

달콤한 꿈 다 꾸어도 새벽 세 시

아, 길고 긴 겨울밤 모질기는 모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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