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참, 맛있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2. 2. 08:00

참, 맛있다

 

방우달(시인)

 

손자는 생선구이를 좋아하는데

외할머니가 보리굴비를 쪄서 먹기 좋게 갈기갈기 찢어

밥숫가락에 올려 먹이니

생전 처음 먹어보는 고 어린 것이

"참, 맛있다!"라며 쪽쪽 씹으면서 귀엽게 말한다

최근에 말문을 조금 튼 세살배기 손자를 골려 주려고

외할머니가 코다리찜으로 바꾸어 올려 주니

입에 넣자마자 확 뱉어버리고

"조고!"하며 고사리 손가락으로 보리굴비를 가르킨다

"이서방, 돈 많이 벌어야겠어!" 외할아버지 말씀에

말귀를 알아들은 듯 손자는 해맑은 웃음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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