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맛있다
방우달(시인)
손자는 생선구이를 좋아하는데
외할머니가 보리굴비를 쪄서 먹기 좋게 갈기갈기 찢어
밥숫가락에 올려 먹이니
생전 처음 먹어보는 고 어린 것이
"참, 맛있다!"라며 쪽쪽 씹으면서 귀엽게 말한다
최근에 말문을 조금 튼 세살배기 손자를 골려 주려고
외할머니가 코다리찜으로 바꾸어 올려 주니
입에 넣자마자 확 뱉어버리고
"조고!"하며 고사리 손가락으로 보리굴비를 가르킨다
"이서방, 돈 많이 벌어야겠어!" 외할아버지 말씀에
말귀를 알아들은 듯 손자는 해맑은 웃음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