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철조망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4. 6. 03:29

철조망


방우달(시인)



차디찬 겨울 딛고 넘은

꽃들이 만발이다

봄을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랴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또 얼마나 되랴

꽃과 사람 사이 철조망이 서 있다

벌과 나비는 자유롭게 넘나든다

사람이 사람을 넘나들지 못할 때

세상은 무겁고 단단한 철조망이 된다

철조망 하나에 묶인 우리는

얼마나 옹졸한 인간인가

삶의 사위가 온통 녹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