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풍경 방우달(시인) 풍경을 보고 풍경처럼 자라 풍경이 된다 도시의 풍경 산의 풍경 들의 풍경 강의 풍경 바다의 풍경 풍경이 자라고 자라 마음의 풍경을 이룬다 바다의 마음 강의 마음 들의 마음 산의 마음 도시의 마음 어떤 풍경이나 마음이나 우열은 없으리 태어나 처음 본 풍경과 마지.. 미발표 신작 2016.12.09
달동네 연가 달동네 연가 방우달(시인) 밤이면 달이 내려오지요 달 없는 밤이면 별들이 차지하고요 달동네는 외롭지 않아요 다른 곳에서 찌지고 볶고 살던 사람들도 이 동네 골목으로 이사 오면 달이 되고 별이 되지요 연탄지게 물지게 산비탈 오를 때 술래잡기하던 아이들 해맑은 웃음이 달이 되고 .. 미발표 신작 2016.12.08
시 한 편을 써놓고는 시 한 편을 써놓고는 방우달(시인) 시 한 편을 써놓고는 그의 심장을 향하여 그래서 어쨌단 말이냐고 꼭 묻는다 왜 태어났는지 있을 것이 있을 자리에 제대로 있는지 독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지독한 질문을 하고 나를 납득시키지 못하면 즉시 폐기시키는데 어머니가 나를 낳고도 이처럼 물으셨을까 생각하면 오늘의 나는 고통스럽다 나의 가슴에는 작품이 되지 못한 채 살아있는 무덤 앞 오래된 꽃처럼 시들은 시(詩)들이 있다 미발표 신작 2016.12.05
가을 노을 가을 노을 방우달(시인) 늦가을 비스듬히 떨어지는 저녁 햇살이 교동 도시숲을 걷고 있다 잔디밭 어린 남매와 젊은 엄마는 산책을 즐기고 이들은 서녘 노을과 함께 도시 언덕의 풍경을 이룬다 누나인 여자 아이가 동생의 손을 잡고 "나는 엄마보다 저 노을이 더 아름답단다!" 말하자 깜짝 .. 미발표 신작 2016.11.30
신혼집 신혼집 방우달(시인) 눈물이 강물에 닿지 않아도 바닷물은 불어난다 막내 아들 신혼집을 다녀오면서 내가 미안해서 네 눈에 고인 눈물을 보다 부자의 눈물에 바닷물은 불어난다 미발표 신작 2016.11.30
양말 양말 방우달(시인) 부자와 잘 사는 사람과는 다르지 않을까요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고 부자 중에는 잘 사는 사람도 있고 부자 중에도 잘 못 사는 사람도 있지요 빈자와 가난한 사람과는 다르지 않을까요 빈자는 돈이 별로 없는 사람이고 빈자 중에는 잘 사는 사람도 있고 빈자 중에도 .. 미발표 신작 2016.11.29
사이버 추억 사이버 추억 방우달(시인) 추억이 흑백과 칼라로 저장된 사람과 칼라만으로 저장된 사람이 지금은 함께 산다 그들은 추억이 흑백만으로 또는 흑백과 칼라만으로 저장된 사람을 추억하며 살고 있다 차츰차츰 흑백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칼라만으로 소중한 추억의 창고를 가득 채우리라.. 미발표 신작 2016.11.22
사랑이 그렇다 사랑이 그렇다 방우달(시인) 태양은 지구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녹여버릴 에너지가 충만하다 태양이 지구를 조금만 당겨버리면 스스로 폭발하기 전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태워버릴 수 있다 지구가 살아있는 것은 알맞은 거리다 그 거리를 유지시키는 것은 우주의 섭리다 그러나 지.. 미발표 신작 2016.11.20
생각의 원근법 생각의 원근법 방우달(시인) 나무 한 그루에 박혀 있으면 생각은 그것만 보인다. 그것을 벗어나면 숲이 다가오고 숲을 빠져나오면 산이 드러나고 산을 두고 떠나면 온전한 하늘이 가득 들어온다. 미발표 신작 2016.11.20
사랑의 원근법 사랑의 원근법 방우달(시인) 잘 모르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기는 더 쉽다. 가장 잘 아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어렵다. 단 한 사람을 사랑하기는 더 어렵다. 미발표 신작 2016.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