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살아 있는 권력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1. 18. 01:34

살아 있는 권력

 

방우달(시인)

 

산행을 하다 보면

길을 방해하는 나뭇가지들을 가끔 만난다.

물론 방해의 기준은 사람이 판단해서 정한다.

즉 필요한가 불필요한가는 나무의 입장이 아니다.

나무들은 크게 억울할 수도 있다.

 

방해가 된다고 생각되었을 경우

이미 죽은지 오래된 잔가지들은 스틱으로 툭 치면

그냥 힘없이 부러진다. 그렇지만 생가지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살아 있는 권력은 크든 작든 저항한다.

단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 힘은 막강하다.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목숨을 걸고 덤벼든다.

생사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아 있는 권력은 죽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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