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권력
방우달(시인)
산행을 하다 보면
길을 방해하는 나뭇가지들을 가끔 만난다.
물론 방해의 기준은 사람이 판단해서 정한다.
즉 필요한가 불필요한가는 나무의 입장이 아니다.
나무들은 크게 억울할 수도 있다.
방해가 된다고 생각되었을 경우
이미 죽은지 오래된 잔가지들은 스틱으로 툭 치면
그냥 힘없이 부러진다. 그렇지만 생가지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살아 있는 권력은 크든 작든 저항한다.
단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 힘은 막강하다.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목숨을 걸고 덤벼든다.
생사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아 있는 권력은 죽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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