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정명 시인의 카카오 스토리 <詩와 인생> SNS에서 퍼온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온전한 인생 ] / 방우달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팔아먹은 적 있다
뱀의 혓바닥으로
세상을 향해 날름거린 적 있다
지금 그 순간을
미워하면서도 찢어버리진 못한다
찢어버린다면
온전한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 시집 <절> (도서출판 이름, 2009)
*방우달(1952 ~ ) 시인,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방우달 #인생 #오류 #후회 #수용
------------------------
- 열심히 살다가 어느날 문득 뒤를 돌아볼 때가 생긴다.
시세말로 '철이 드는 순간'이다.
- 철이 든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순간이기도 하다. 뒤를 돌아봄으로써, 그것도 자신의 걸어온 자취를 돌아봄으로써, 그동안 거의 느끼지 못했던 한 허약한 인간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스스로 생각했던 자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충격을 받게 된다.
- 많은 헛점을 가진 인간, 나약하고 비겁하고 탐욕스런 인간, 우매하고 무례하고 이기적인 인간 - 어떤 사람에게서 그런 모습을 발견할 때 우리는 아쉽기는 해도 '인간이 다 그렇지'라고 쉽게 양해할 수가 있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는 순간, 발견한 그런 보통 인간의 모습은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의 모습이다. 나만은 좀 다르게(바르게) 산다고 생각하던 사람일수록, 그 놀라움은 더 큰 것이리라.
심지어 누군가를 위해서라고 믿고 하던 일조차도, 이제 객관이 된 시간에 돌아보며 자기 과시며 기만이었음을 깨닫게 될 때.
-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동안 나만 몰랐다고 생각하면 더욱 낯뜨겁다. 자기 주제를 모른 채 남을 비판하고 아는 척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데 그게 형제나 이웃의 어느 누구라면, 그를 비판하여 고쳐주려 하거나 최소한 못본 척 외면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그 불편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도 아닌 내 자신이 그런 사람이었음을 깨달을 때... 낯뜨거움이여. 아무리 외면해도 그것은 내 자신이므로 떨쳐버릴 수가 없다. 부끄러워 아무도 만나지 않고 싶다. 어디론가 숨고 싶다.
철이 드는 순간의 고통이란 대개 이런 성격을 띤다.
- 詩人은 .. 그러다가 깨닫는다. 이 또한 숱한 人生들이 고만고만한 차이로 겪고 가는 '보편'임을... 그 순간을 찢어버려서 마치 처음부터 오류의 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책'이었던 것처럼 포장하고 싶기도 하겠으나..
페이지가 찢어진 책은 온전한 책이 아니다.
온전한 인생이란 그 오류조차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책이라야 할 것이다. 오류와 시행착오 - 그것을 뜯어낸다면 위선의 책이 되고 만다. 그것은 차츰 훌륭해질 가능성조차도 사라지게 하는 일일 것이다.
- 우리는 오류가 있는 타인을 관용하듯, 결국은 자기 삶의 부끄러운 흔적들까지도 너그럽게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보편, 깨달은 자의 삶에 이르게 되는 것 아닐까. (丁明)
- (사족) 극적인 반전이 클수록 스토리는 명품으로 거듭날 여지가 크다. 오류도 반전도 없이 미약한 밋밋한 이야기는 너무 흔하다. 아직 완성된 책이 아니므로.. 반전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오류를 찢어 없애는 것(위선의 책)은 최하고, 그대로 있는 것은 보통이며, 남은 시간을 이용하여 지난 오류를 디딤돌 삼는 최대한의 반전을 끌어낼 수 있다면(극적인 스토리) 최상의 책이 되지 않을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팔아먹은 적 있다
뱀의 혓바닥으로
세상을 향해 날름거린 적 있다
지금 그 순간을
미워하면서도 찢어버리진 못한다
찢어버린다면
온전한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 시집 <절> (도서출판 이름, 2009)
*방우달(1952 ~ ) 시인,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방우달 #인생 #오류 #후회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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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살다가 어느날 문득 뒤를 돌아볼 때가 생긴다.
시세말로 '철이 드는 순간'이다.
- 철이 든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순간이기도 하다. 뒤를 돌아봄으로써, 그것도 자신의 걸어온 자취를 돌아봄으로써, 그동안 거의 느끼지 못했던 한 허약한 인간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스스로 생각했던 자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충격을 받게 된다.
- 많은 헛점을 가진 인간, 나약하고 비겁하고 탐욕스런 인간, 우매하고 무례하고 이기적인 인간 - 어떤 사람에게서 그런 모습을 발견할 때 우리는 아쉽기는 해도 '인간이 다 그렇지'라고 쉽게 양해할 수가 있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는 순간, 발견한 그런 보통 인간의 모습은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의 모습이다. 나만은 좀 다르게(바르게) 산다고 생각하던 사람일수록, 그 놀라움은 더 큰 것이리라.
심지어 누군가를 위해서라고 믿고 하던 일조차도, 이제 객관이 된 시간에 돌아보며 자기 과시며 기만이었음을 깨닫게 될 때.
-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동안 나만 몰랐다고 생각하면 더욱 낯뜨겁다. 자기 주제를 모른 채 남을 비판하고 아는 척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데 그게 형제나 이웃의 어느 누구라면, 그를 비판하여 고쳐주려 하거나 최소한 못본 척 외면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그 불편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도 아닌 내 자신이 그런 사람이었음을 깨달을 때... 낯뜨거움이여. 아무리 외면해도 그것은 내 자신이므로 떨쳐버릴 수가 없다. 부끄러워 아무도 만나지 않고 싶다. 어디론가 숨고 싶다.
철이 드는 순간의 고통이란 대개 이런 성격을 띤다.
- 詩人은 .. 그러다가 깨닫는다. 이 또한 숱한 人生들이 고만고만한 차이로 겪고 가는 '보편'임을... 그 순간을 찢어버려서 마치 처음부터 오류의 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책'이었던 것처럼 포장하고 싶기도 하겠으나..
페이지가 찢어진 책은 온전한 책이 아니다.
온전한 인생이란 그 오류조차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책이라야 할 것이다. 오류와 시행착오 - 그것을 뜯어낸다면 위선의 책이 되고 만다. 그것은 차츰 훌륭해질 가능성조차도 사라지게 하는 일일 것이다.
- 우리는 오류가 있는 타인을 관용하듯, 결국은 자기 삶의 부끄러운 흔적들까지도 너그럽게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보편, 깨달은 자의 삶에 이르게 되는 것 아닐까. (丁明)
- (사족) 극적인 반전이 클수록 스토리는 명품으로 거듭날 여지가 크다. 오류도 반전도 없이 미약한 밋밋한 이야기는 너무 흔하다. 아직 완성된 책이 아니므로.. 반전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오류를 찢어 없애는 것(위선의 책)은 최하고, 그대로 있는 것은 보통이며, 남은 시간을 이용하여 지난 오류를 디딤돌 삼는 최대한의 반전을 끌어낼 수 있다면(극적인 스토리) 최상의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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